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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타짜’ 김인식 감독의 승리 비법

-배번은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항상 81번, 능수능란한 수읽기와 승부사 기질로 '타짜'
양평매일뉴스 | 2009/03/23 11:23

화투와 야구는 닮았다. 화투가 그렇듯이 야구도 항상 패가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김인식 야구 대표팀 감독의 배번은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항상 81번이다. 배번 숫자의 합은 화투에서 족보가 아닌 것 중에서 가장 높은 아홉끗이다. 김인식 감독은 능수능란한 수읽기와 승부사 기질 등으로 '타짜'로 불린다. 화투나 야구 모두에 해당된다.

 

▶광에 집착하지 않는다

광은 화투에서 확실한 점수다. 광 3개를 모으면 3점으로 한 판을 끝낼 수 있다. 광 1개는 1점과 같다. 광은 야구에서 선취점과 같다.

그런데 김 감독은 화투를 칠 때 광이 바닥에 깔려도 좀처럼 먹지 않는다. 선취점을 얻기 위해 찬스에서 번트를 잘 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김 감독은 1점을 내는 번트 작전을 즐기지 않는다. 웬만하면 타자를 믿고 맡긴다.

 

22일 준결승 베네수엘라전에서 1회 선취점을 노렸다면 무사 1·2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할 법도 했다. 하지만 선택은 강공.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감독들과 화투를 쳐 보면 광을 먼저 먹는 사람은 꼭 번트를 잘 대더라"라고 촌평했다.

 

▶수읽기에 강하다

도박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읽기다. 패를 덮어야 할 때와 베팅을 할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 높은 패를 들고도 죽어야 할 때가 있고 낮은 패를 갖고도 허풍으로 이길 수도 있다.

김 감독은 1라운드 일본과의 첫 대결에서 2회 8점을 잃자 다음 판을 노리고 깨끗하게 판을 접었다. 2-14 7회 콜드패 당했지만 어차피 한 판 잃은 셈치고 훌훌 털었다.

김 감독의 장기는 투수진 운영이다. 한 타이밍 빠른 투수 교체는 모두 치밀한 수읽기에서 나온다. 경기 전 상대팀 분석, 그리고 경기 상황상황마다 지략이 번뜩인다. 그는 베네수엘라전을 앞두고 "추신수의 어퍼스윙 궤도와 상대 선발 카를로스 실바의 떨어지는 공이 잘 맞을 것 같다"며 추신수를 선발 출장시켰다.

 

▶찬스·막판에 강하다

하 총장은 "고스톱을 치면 김 감독은 초반에 돈을 잃어도 끝나고 보면 항상 따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러 판을 지고도 결정적인 큰 판을 먹어 만회하는 것이다.

즉 3점짜리 소소한 판은 많이 잃더라도 한번 기회를 잡으면 '스리고'에 '피박'을 씌우며 큰 점수로 단번에 만회하는 스타일이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전 1회 5점을 몰아냈다. 1라운드 대만전 1회 6점 등 한 번 잡은 찬스에 강하다.

특히 후반으로 강할 수록 강하다. 하 총장은 "김 감독은 막판 10판 또는 5판을 정하고 치면 대단히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라운드 멕시코전에서 초반에 2점을 잃고도 동점을 만들고 후반에 8-2로 큰 점수차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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